사용자경험 연구실에서 '포스트 휴먼'을 연구한다고는 하는데∙∙∙ ****'포스트 휴먼'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그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전 사용자들과는 어떻게 다르길래 전통적인 퍼소나를 버리고 새로운 이해 방향을 탐색해야 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포스트 휴먼이란 ****기존 인간을 뛰어넘는 신인류, **즉 '인공물과 정보로 보철(prosthesis)된 탈근대적 인간'**을 뜻합니다
우리가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많이 봐 왔던, 온갖 기계로 무장해 신체 능력이나 인지 능력이 매우 뛰어난 미래 인간이 바로 '포스트 휴먼'인 것이죠.
현대의 우리는 '근대 자연인'에서 벗어나 '포스트 휴먼'이 되어가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근대 자연인들은 정보 기술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일상 생활의 상당한 부분에서 정보 기술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죠. 따라서 생활 양식이나 가치관에서 근대 자연인과는 큰 차이를 보일 것입니다. 근대 자연인이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 날씨를 확인했다면, 포스트 휴먼에 가까운 우리 현대인은 스마트폰을 열어 날씨를 확인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행동 양상을 보이는 현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포스트 휴먼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현대인의 새로운 행동에 대한 예를 들어 볼까요? 가장 직관적으로는 '정보 탐색 행동의 변화'가 있습니다. 1945년, 미국의 기술자 버니바 부시(Vannevar Bush)는 미래에 과학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인간의 기억을 저장하고 확장하는 장치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30여 년 만에, 예견대로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해 인간의 능력을 보조하게 되었죠.
현재 우리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알지 못했던 지식을 손쉽게 얻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나아가 스마트폰까지 등장하면서,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 검색이 가능해졌습니다.
옛날에는 모르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알음알음 찾아가거나, 관련된 책을 읽어 보아야만 했습니다. 누가 가장 전문적인지, 그 전문가에게는 어떻게 찾아갈 수 있는지, 내가 알고자 하는 정보는 어떤 책에 있는지 등, '정보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가'를 아는 것조차 매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해 우리는 아주 쉽고 빠르게, 어떤 정보에든 닿을 수 있게 되었지요.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나머지, 웬만한 정보는 '굳이 머릿속에 저장하지 않아도 금방 알게 될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즉, 인간의 정보 가용 범위가 늘어난 것입니다. 최첨단 기술과 기기로 인한 기억과 능력의 확장, 그것이 바로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이처럼 과학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에 있어 다양한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단순히 삶의 물질적 조건을 풍요롭게 한 것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영역에 있어 새로운 방향으로 조각하고 있지요.
이러한 행동 변화가 비단 정보 탐색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머리맡의 휴대전화 덕에 잠에서 깨고, 내비게이션 덕에 지도 없이 제시간에 목적지를 찾아갑니다. 회의나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메모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순간의 정보를 오랫동안 유지시킬 수 있고, 집에 와서는 스마트 워치가 추적한 나의 하루 활동 패턴과 운동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습들이죠.